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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부활절 이후 2번째 주일에는 도마의 이야기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도마는 손과 발에 난 예수의 상처를 보기 전에는 그의 부활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함으로써 의심이 많은 사람, 또는 믿음이 적은 사람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의심은 믿음의 한 부분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의심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믿음이란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믿음은 언제나 의심의 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둘 사이의 긴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이처럼 믿음과 의심의 변증법적 긴장 속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믿음은 언제나 결단의 요소와 모험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심은 무엇이 참된 믿음이며 무엇이 미신에 불과한 것인지를 분별해 내는 이성의 심판대입니다.


미신이란 삶의 불안을 진정시킬 수만 있다면 무조건 믿겠다, 덮어 놓고 믿겠다는 몰이성적 신앙의 태도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의심이라는 이성의 심판대 앞에서 무너지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 믿음을 빙자한 미신일 뿐입니다.


저는 이러한 관점에서 도마의 의심을 지지합니다.


예수의 부활을 묵상하는 주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수의 부활에 대한 우리의 신앙 역시 의심과 믿음의 변증법적 긴장을 통과함으로써만,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죽음을 극복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신앙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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